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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읽고 가게

중동 항공사의 승객 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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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항공사보다 30% 저렴한 요금과 대형기종으로 유럽행 승객 몰이

▣ 인천~UAE 노선 2배 증편 요구(좌석수 5배), 내달 항공협정 회담 앞두고 업계 긴장

▣ 처음에는 소비자들에게 유리, 나중엔 가격 상승 효과

에미레이트 항공

다음 달 아랍 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항공협정 회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항공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하지요. 그 이유는 이번 회담에서 UAE 요구대로 증편이 이뤄지면 유럽으로 가는 국내 여행객 수요가 UAE 항공사 쪽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고, 석유 자본을 등에 업은 UAE 항공사들은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비행기표를 내놓는 방식으로 국내 여행객을 빠르게 흡수해 지금보다 하늘길을 더 열어주면 국내 항공사는 유럽 노선 폐쇄까지 고려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까지 처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인천-두바이(아부다비) 노선 비교

 

◇ 그런데 유럽 노선을 왜 폐쇄까지 고려해야 되는 걸까요? 

 

문제는 물량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동 항공사들이 중동 지역뿐 아니라 유럽 노선까지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중동 항공사 탑승객 70~80%가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환승객이며 실제는 20~30% 정도가 중동 지역을 방문하는 승객입니다.

 

또, 최근 에미레이트 항공은 자사 항공기를 이용해 두바이를 경유하거나 여행하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아랍 에미레이트에 위치한 글로벌 체인 호텔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으며 국내 여행업체 또한 두바이 또는 아부다비에서 1~2일 머물며 관광한 뒤 유럽으로 가는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중동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미주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이용을 하려는 속셈입니다.

 

 

 그럼, 어떻게 중동 항공사는 요금이 저렴할까요?

대한항공은 민간항공사이고 중동 3사는 국영항공사로 왕족이 운영하여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과 보조금을 받습니다.

실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이후로 카타르, UAE 항공사는 정부로부터 520억달러(61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아 왔습니다. 보조금 덕분에 에미레이트 항공은 빠른 시간 내에 국제 여객 순위와 국제 화물 순위에서 모두 1위 업체로 올라섰고 2001년 하루 3만 7000석이었던 중동 항공사 3사의 공급좌석수도 2016년 39만석으로 10배 이상 성장을 했습니다. 

 

또 가격은 9월 24~30일 인천~두바이~파리를 다녀오는 왕복 비행기를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이용하면 일반석 기준 최저 90만 7700원이지만, 같은 조건으로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하면 최저 122만 5400원이기에 중동 항공사가 20~30% 정도 저렴합니다. 

 

 

◇ 중동 항공사로 인하여 운항 감편, 운항 중단 등 피해를 본 항공사

 

콴타스 항공​ - 전 유럽 노선 단항(런던 제외)

루프트한자 항공 - 최근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행 등 20개 국제선 노선 단항

에어프랑스 항공 - 아부다비, 도하, 제다 등 중동 노선과 아시아 노선의 하노이, 프놈펜, 첸나이 등 단항

유나이티드 항공 - 워싱턴~두바이 단항

델타항공 - 애틀랜타~두바이 단항

이와 같이 중동 항공사의 공세로 인해 유럽 항공사는 EU에서만 8만 개의 항공산업 일자리가 상실되었으며, 미국의 경우 1개의 항공 노선이 폐쇄되면 1500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 처음에는 소비자들에게 유리, 나중엔 가격 상승효과

 

중동 항공사들의 증편 시 처음에는 파격적인 가격정책 때문에 소비자한테는 유리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보조금 지원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경쟁으로 국적 항공사들은 피해를 이기지 못하고 기존 운항 노선 정리와 신규 노선을 개설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결국은 중동 항공사들이 원하는 대로 노선 재편과 가격 상승이 이어져질 것입니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소비자 가격 인상까지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또한 한국은 미국, 중국과 달리 국내선 매출 비중이 5%로 유럽과 중동 노선의 매출 비중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 산업의 몰락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나중에는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져서 이번 항공협정 회담의 결과에 따라 다른 해외 항공사의 사례처럼 매출 감소와 단항 및 노선 감축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있을 것입니다.

 

협상 주체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항공업계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고, 양국 항공 산업의 균형 발전이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협상에 임하겠다”라고 했고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항공 노선은 한번 내주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면서 “청와대나 외교부가 건설과 원전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증편 요구를 받아줄까 봐 우려스럽다”라고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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